지난 시간에 문장 다듬는 연습을 했습니다. 논리적으로 써야 합니다. 먼저 주어와 술어가 자연스럽게 어울리도록 써야 한다고 했죠. ‘~할 전망입니다.’, ‘~할 방침입니다.’ 같은 표현은 틀린 거지요. ‘좋은 하루 되세요.’, ‘즐거운 추석 되세요.’ 같은 표현이 모두 논리적으로 맞지 않는 것과 원리가 같아요.

편의점 알바생들이 계산대에서 이렇게 말합니다. 8천원 되십니다... 8천원이세요...
(뭥미...) 이렇게 대답해 주세요. “내가 그렇게 싸 보이냐...”
이건 논리상 오류뿐 아니라 높임법 오류도 포함해요.
높여야 할 대상인 고객을 높이지 않고 물건 가격을 높였으니 틀렸죠.

그럼 지난 주에 청취자들이 올린 글 몇 개만 살펴볼까요?  

8875/ 잘못된 문장. 가장 높은 산 중 하나이다.

=> 예, 틀린 표현이죠. 논리적으로 맞지 않습니다. 가장 높은 산은 에베레스트입니다. 해발 8848미터.
영어에 이런 표현 많죠? ‘one of the highest mountains'. 너절한 표현입니다. 쓰지 마세요.

0697/ 아파죽겠다 배고파죽겠다 ~죽겠다는 표현을 많이 쓰고 있는데 맞는 표현인가요?

=> 역시 너절한 표현입니다. 논리적으로 틀린 건 아니지만, 오바하는 표현이니 안 쓰는 게 좋죠.

4308/ 스포츠 뉴스를 보면 "물러설 수 없는 한 판 승부"라는 말을 자주 쓰는데 틀리지 않나요? 논리적으로 승부는 물러설 수 없는 거잖아요.

=> 예, 동어반복이죠. 동어반복이 논리적으로 틀렸다고 단정지을 순 없으나 뻔한 내용, 겹치는 표현이니 삼가야합니다.  

4415/ 건강하세요 맞게 표현하려면 건강하게 지내세요  

=> 그렇습니다. 원칙상 형용사는 명령형으로 쓰면 안 돼요. ‘건강하세요.’ ‘영원하라.’ 이런 표현을 사람들이 많이 쓰니까 인정해주자는 국어학자들도 많은데 전 허용하지 않는 게 옳다고 생각합니다. ‘종철씨, 제발 잘생기세요!’ => 어떤가요?

4308/ 추석이나 설 때 기자들이 자주 쓰는 멘트 “마음은 벌써 고향에 가 있는 듯합니다” 이런 멘트는 어떤가요? 좀 거슬리는데...

=> 당연히 거슬리죠. 싸구려 표현이니까요. 기자들이 오바한 거니까요. 그건 글쓰는 사람이 관여할 영역이 아닙니다. 그건 독자의 몫입니다. 이와 비슷한 표현 몇 개 알려 드릴까요?

1. ‘차린 건 없지만 많이 드세요.’ => 정말 차린 것 없네요. (이러면? 싸다구...) / 아유, 상다리가 부러지겠는데요? (뻥이잖아!)
2. (114에 전화를 걸었을 때 안내원) ‘사랑합니다. 고객님~’ => 누구나...너.
3. ‘제가 아는 건 별로 없지만 한 마디 적겠습니다.’ => 모르면 적지 마...

오늘 과제를 냅니다. 비슷해 보이지만 전혀 다른 뜻을 지닌 표현을 올려주세요.
맞추다/맞히다, 가늠/가름/갈음... 비슷해 보이지만 뜻이 다 다르죠?

사이비라는 말이 있지요? 뜻을 풀면, '비슷하지만 아닌 것'입니다.
사이비 글을 쓰지 않기 위해 열심히 공부합시다.

제가 가끔 글쓰기 격언을 들려드리지요? “미래형보다는 과거형을 사랑하라.” “예정형보다는 확정형을 써라.” 문장 다듬기에 적용할 수 있는 격언이 있어요. 오늘의 격언 한 마디!    

명사 대신 동사와 형용사를 써라.

명사를 써서 의사소통하는 건 아주 초보적인 방식이에요.
아이가 말을 배우면 먼저 명사로 자기 생각을 표현합니다.
엄마, 응가! 아빠, 콜라!
그 다음에 동사와 형용사를 배웁니다.
어머니, 마렵사옵니다. 아버지, 목이 마르군요.

명사로 의사표현하는 게 쉬운 방법이긴 하지만 더 고급 문장을 쓰려면 동사, 형용사를 잘 활용해야 합니다.

KBS 프로그램 <미녀들의 수다>를 한 번 보세요. 미녀만 보지 말고 수다를 유심히 살피세요.
우리말 잘 하는 외국인들이 어떤 공통점을 지니고 있는지요.
동사와 형용사를 잘 구사합니다.  
여러분의 서술어를 잘 보살펴 주시기 바랍니다.

화장 기술만 익히려 하지 말고 잡티를 먼저 제거해야 한다고 했잖아요?
다른 분야도 마찬가지입니다. 돈 버는 첫 단계는 투자 전략 세우는 게 아니라 낭비를 줄이는 거잖아요.
이런 표현이 있습니다. “생각되어집니다.”
어색한 표현이니까 잡티를 제거해 봅시다.
생각됩니다. => 생각합니다. => ~입니다.

우리가 평소 잘못 쓰는 표현 중에 이런 것도 있어요.  
많은 분들이 ‘시키다’를 잘못 씁니다.
부각시키다, 적용시키다, 구현시키다, 연결시키다...
보통 어떤 말을 강조하려고 시키다를 쓰는데요, 안 됩니다.
‘시키다’는 ‘하게 하다’란 뜻이거든요.
부각하다. 적용하다. 구현하다, 연결하다... 이렇게 써야 합니다.

그러면 ‘학생을 운동시키다’는 어떨까요? 그건 맞아요. 운동하게 하다... 내가 운동하는 게 아니라 다른 사람이 운동하도록 하는 거니까요.

그럼, 고민거리가 생깁니다. 맞는 건지 틀린 건지 헷갈리고 사전 찾아봐도 답을 찾을 수 없을 때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안. 쓰. 면. 됩. 니. 다.  

친구에게 어떤 소문을 듣습니다. 진짜인지 거짓인지 헷갈립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침묵하면 됩니다. 남에게 퍼뜨리지 말고요. 글쓰기도 이와 같아요.

자 헷갈릴 때 쓰지 않으면 어떻게 될까요? 엄청 답답하겠지요? 자신있게 쓸 수 있는 표현이 별로 없을 테니까요. 공부하지 않을 수 없어요.

공부하면 답을 찾을 수 있습니다. 그러면 자유로워집니다. 진리가 너희를 자유롭게 하리라. 요한복음 8장 32절.

다음 시간에는 글감 찾는 법을 궁리해 보죠.  
어떤 것이 글의 소재가 될 수 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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